MSDS Boot Camp 수강 후기 (1)

MSDS Boot Camp 시험을 치르기도 전에 아래의 후기를 받았습니다.

학생들의 프로그램 선택 및 수학/통계학에 대한 접근 방식에 좋은 정보가 될 것 같아,

본인 동의 하에 개인정보를 생략하고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번 MSDS Prep 강의 수강자 XXX입니다.

준비가 너무 미흡하여 입학시험을 포기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직 미련이 남아 시기를 정확히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이번 MBA 코스 혹은 내년 MSDA를 목표하고 있어 이하 변명의 글을 적습니다.

저는 CS학부를 졸업하고 현재 데이터 직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사내 분류상 DS직무로 분류되지만 본 업무는 데이터 모델링 및 분석 업무가 주된 업무입니다.

파비클래스를 알기 전 타 DS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고, XXX 주최의 작은 AI경진대회의 한 분야에서 우승을 했었습니다. (그 때 사용했던 모델은 랜덤포레스트였습니다ㅎ) 그냥 라이브러리 가져와서 돌리고, 점수 낮으면 설정값 바꿔서 돌리고 다시 점수내고.. DS를 이런 식으로 배우고 쓰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며 찾다가 파비블로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 글을 보며 부족함과 깨달음을 얻고 제대로 된 DS를 배우고 싶어 대학원 설립 전 MSDS수업을 목표로 베이스가 되는 수학 및 통계학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미적분, 선형대수, 수리통계를 공부하고 Math & Stat for MSDA를 들으며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오만한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강의를 들으며 문제풀이와 암기에만 급급한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도 사고의 깊이가 얕아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거 같습니다. 그냥 단순히 그런가보다 하고 아는 용어 나오니까 안다고 착각하고 넘어갔겠죠.. 부끄럽습니다..)

처음부터 MSDS는 언감생심으로 MSDA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면 거짓말입니다. 그리고 좋은 강의를 듣고 싶다는 욕심에 무리임을 알면서도 수강 신청을 했습니다.

수학은 언어라고 하셨던 것처럼 수학으로 내 논리를 탄탄하게 앃아올리는 연습을 해야하는데 숫자 보기에만 연연했던지라 응용 및 사고의 확장이 자유롭게 되지 않았습니다. (추가로 정규 과정이 아닌 자율학습으로 공부한지라 첫 시간에는 영어로 표현되는 용어에 멘붕이 와서 수업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수강을 취소하지 않았던 것은 그래도 다행히 전혀 못 알아듣지는 않았고, 공부하는 과정이 힘들지만 단순 노가다성 암기가 아닌 즐거움과 성취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험을 준비하며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운이 엄청나게 좋을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허황된 생각도 해보기는 했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라 판단하였습니다.

더 공부를 하면 벽을 넘을 수 있을까 꽤 오랜시간 고민을 하고 있지만 아직 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미련이고 지금보다 훨씬 괴로운 길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포기를 하기에는 아직 덜 깨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분수에 맞지 않는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인 레벨에서 첫 강의를 들었을 때와 마지막 강의까지 들은 지금을 비교하면 정말 문제를 대하는 방법부터 사고의 흐름 및 관점까지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만약 강의를 듣지 않았다면 여전히 계산에만 집착 하거나 그마저도 못한 라이브러리 가져다가 안 맞으면 다른 라이브러리 찾는 짓을 하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과 염치 불구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사담입니다. SNS를 하지 않아 올라오는 글로만 보았지만 논지를 이해 못하는 분들과 억지로 눈을 돌리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맞는 말을 하고 계시니 아마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힘든 길을 가주시는 덕분에 저 같은 사람은 감사하고 있습니다. 나아가시는 길 존경을 담아 응원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XXX님,

 

많은 고민이 느껴지는 장문의 이메일을 받고 안타까운 마음이 커집니다.

CS출신 직장인이라는 알려주신 스펙만 놓고봤을 때는 MBA vs. MSDA 놓고 고민하는 것조차 버거울 것 같은데

MSDA 수업 요약에 해당하는 Prep을 단기간에 들으셨으니 보통 난이도가 아니었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ath & Stat for MSDA까지 들으며 준비하신 열정에 고개를 숙입니다.

 

직접적인 타겟이 아닌 분이었음에도 짧은 수업을 거치며 제 의도가 많은 부분 전달되었던 것 같아

한편으로는 다행으로 생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선악과를 준 뱀이 된 것 같아 되려 찜찜해지는군요.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께 MBA in AI BigData를 하면서 MSDA와 수업이 겹치는 몇 과목의 과제/시험을 MSDA로 하라고 권유합니다.

XX님께도 같은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살짝 맛보기를 해 봤으니 어느 정도 느껴지겠지만, 수학, 통계학의 고학년/대학원을 위한 수업들 앞에 놓인 벽은

그리고 제가 고생해서 배운 후 전달하고 있는 직관적, 추론적, 추상화된 사고력을 기르는 방식의 또 하나의 벽은

국내의 계산 위주로 구성된 공학 or 유사한 수준의 교육과정을 거친 분들이 직장 다니면서 쉽게 넘을 수 있는 벽이 아닙니다.

 

직장에서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Scientific 지식을 굳이 욕심내서 공부하려고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는 대신,

주어진 상황에 적절한 선택을 하시는 편이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옷도 무조건 큰 옷, 무조건 유명 브랜드의 옷이 예쁜게 아니라, 자기 체형과 분위기에 맞아야 좋은 옷이잖아요.

 

수업 듣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진심어린 조언 감사드립니다. 과정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메일 내용은 편하신대로 공개하셔도 괜찮습니다.

답변 주셔서 부족함으로 수업 목적에 부합하지 못해 죄송스러웠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졌습니다.

감사합니다.


(Note: 여태 이런 수준 교육에만 헛 돈을 썼으니ㅠㅠ)

 

아예 한 마디도 못 알아듣고 코드만 달라고 하거나, 욕하면서 강의장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CS 출신들이 은근 있었는데,

저 분은 실력의 격차를 메우려면 수학/통계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막연하게나마) 인지하고 수업을 찾아온 것 같고,

하필이면 준비상태에 맞지 않은, 너무 무리한 도전을 했다고 생각된다.

 

아마도 Data Scientist를 꿈꾸는 국내 공학도들 거의 대부분이 영미권 학부 3,4학년 수준인 이번 MSDS 입학시험 문제에 손도 못 댈 것이다.

국내 비전공 학부 출신이 1년간 MSDA 과목들을 듣는다고 해도 이번 입학시험 정도의 난이도 문제들을 풀기 쉽지 않을 것이다.

기본에 해당하는 수학, 통계학 교육, 직관적 추상화 교육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인데, 그걸 1년만에 따라잡는건 기적이니까.

(그 정도 지식이 있어야 왜 수학, 통계학, 직관적 추상화가 Data Science에 핵심인지 알텐데, 그걸 모르니 맨날 우리를 욕하는거겠지.)

(아니면 그렇게 욕해야 자기네 코딩 학원에 학생들이 많이오는 마케팅 담당자들의 교묘한 바이럴 마케팅이었을지도?)

(어쩌면 그런 사리사욕만 챙기는 바이럴 마케팅에 속아 넘어간 불쌍한 짝퉁 Data Scientist였을지도 모르겠다.)

 

3년 남짓 국내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교육을 하면서 느꼈지만, 교육 연구를 해서 제대로 가르치는 교수들은 정말 드물더라.

못하는게 딱히 학생들 잘못은 아닌 것 같고, 교수들의 책임 방기라고 지적하고 싶지만, 교수들이라고해서 제대로 안 가르치고 싶을까?

 

학부시절에도, 심지어 S대 최상위권 학과에, 수학, 통계학 지식이 중요하다는걸 과 전체가 느끼면서 공부하는 전공이었는데도

같은 과목을 쉽게/어렵게 가르치는 교수 2명이 강의하고 있으면 학점 잘 받아서 교환학생, 취직에 활용하려는 애들이

쉽게 가르치는 수업에 우르르 몰려갔었다. 학점 바닥을 깔더라도 어려운 수업 찾아가는 나같은 Psycho는 그 때도 괴물 취급 받았으니까.

고집 피우며 어렵게 (즉,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 전공과 학교에서도 그랬는데, 하물며 다른 곳들이야.

 

반값 등록금의 파장이 낳은 쥐꼬리 월급을 받는 교수들의 현실, 돈 되는 프로젝트에 양심을 팔 수 밖에 없는 현실들이 이해되는터라,

그런 와중에 제대로 고민해서 수업 만들어봐야 소수만 살아남아서 학장에게 돈 안 된다고 꾸중만 듣는 수업이 되는데, 왜 고생해야되지?

어차피 대학 교수들의 직위는 단순히 노동3법 정도가 아니라 사립학교법, 고등교육법으로 보장될만큼 안정적인데?

월급 잘 나오는데, 강의 잘해서는 월급 말고 돈 더 나올 구석이 없는데 왜 오버함?

 

그냥 안타깝다.

직장가서도 저렇게 열정을 갖고 공부하는 학부 졸업생이 영미권 학부 3-4학년 수준 지식 공부하려면

직장 그만두고 몇 년을 쏟아부어야 할 만큼 우리나라 학부 교육이 부실하다는 사실이.

내 자식이 저런 상황이었으면 교수들에게 분노가 치밀고, 자식을 국내 대학 보낸 나 자신의 어리석음에 자책감만 생길듯

 

前 MSDS, 현 MSc Artificial Intelligence 입시시험 후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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