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고급 인재를 못 살리는 나라가 된 이유 – 당신들이 고급 인재가 아니니까

수학, 통계학에 기반한 Data Science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단순 부트캠프 수준의 코딩 교육만 이뤄진다는 비판을 시작한지 6년이 됐다.

비판을 꺼내니 온갖 비판을 맞는 중인데, 그 중 가장 안타까운 내용이

대기업가는데 저런 거 필요없다.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

라는 표현이다. (코테=코딩 테스트)

 

난 미국서 직장 찾을 때 나같은 수리 모델링 훈련을 받은 사람들을 코딩 테스트로 거르려는 직장들은 모조리 무시했었다.

나만 그랬던 것도 아니고, Data Science 관련으로 비슷한 직군의 구직하는 애들을 만나봐도 ‘거긴 coding test 보는 곳’이라며 비웃으며 말했던 기억도 있다.

우리는 Matlab, R로 학교에서 수리 모델링하는 훈련을 받은 사람들인데, 난데없이 Java, C로 생뚱맞은 성배에 1/1~ 1/10까지 물 배열하는 알고리즘 짜라니까 황당할 수밖에.

배고픈 사람이 우물 판다고 잠깐 그걸 준비하다가, 면접장에서 만난 다른 애들이 그런 직장들은 Computer Science 전공 한 애들 뽑고 수리 모델링 하는 곳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바로 접었었다.

 

내가 열심히 찾아다녔던 Data Scientist 면접에서 ‘CS’ 전공과 그나마 관련있던 부분은 Whiteboard에 순서도를 그리는 정도였고,

대부분은 내가 이렇게 수학 기초가 부족했구나는 허탈감이 밀려오는 수학적 직관을 묻는 곳들이었다.

부끄럽지만 PCA라는 계산이 Eigen decompose된 vector space에서 일부를 덜어내는 계산이라는 공간개념을 면접 중에 처음 알게 된 적도 있다.

아마 한국인들은 선대, 미방 같은 기초 수학 수업에서 과제만 풀어 제출하고 교실을 나가버리는 반면,

외국애들은 그 개념이 무슨 뜻인지 이런저런 갑론을박을 한참동안 한다는 이야기들이 커뮤니티 같은 곳에 돌아다니는걸 본 적이 있을텐데,

면접 중에 그런 식으로 내가 논문에 썼던 수학 개념들을 확장해서 사고할 수 있는지, 그래서 자기네 회사 업무에 바로바로 응용해서 쓸 수 있는지를 테스트 했었다.

 

나름대로 양놈들 교육을 몇 년간 받으면서 아시아인의 굴레를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면접을 보면서 어림도 없구나는 좌절감에 괴로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국내 귀국하고부터 SIAI 안팎에서 이런 식의 사고 전환이 되어야 교과서의 수학을 실제로 쓸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왔지만,

내가 혼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답답한 마음만 큰데,

대기업가는데 저런 거 필요없다.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

라는 문구에 더 마음이 무겁다.

7월 14일 대한상의 발표 중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그냥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

내가 CS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알지 못하지만, CS 전공에서도 코딩 테스트 문제들을 공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

그쪽은 그쪽 나름대로 수학, 통계학 같은 학문 도구를 쓰는 방식이 있을 것이다.

코딩 테스트 같은 부트캠프 스타일의 교육을 하는 대학교가 있다면 거긴 취직 특화된 전문대 같은 곳들이겠지.

 

그 시절 내가봤던 인도 출신 유학생들 중에 실리콘밸리 일대의 커뮤니티 칼리지에 CS 전공으로 2년 편입으로 들어가서

그런 코딩 테스트 받고 연봉 7~8만불 정도를 받으며 사는 경우들이 은근히 많았다. 학교 수업은 당연히 거의 무시했었고.

 

한국인 눈에 연봉 7~8만불이라고 그러면 눈이 휘둥그레지겠지만, 그 동네에서 연봉 7~8만불이면 쉐어 하우스 살기도 힘든 수준,

한국으로치면 원룸은 커녕 고시원 살면서 직장 다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얼추 비교군이 될 것이다.

국내로 치면 6개월 부트캠프 나와서 최저시급 받는 곳에 개발자로 취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코딩 테스트만 잘 보면 어차피 취직하는데는 상관이 없다는 표현을 쓰는 분들이 내 눈에는 딱 저 리그로 보이는데,

구글, 마소 같은 곳들이라고해서 그런 인력이 안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이건 한국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100명 짜리 IT 개발 프로젝트면 저런 인력이 50명, 많게는 70~80명 정도는 필요하다.

나머지 인력들이 얼마나 고급 인력들이냐가 결과물의 퀄리티와 딜리버리 시간을 결정하는 요소니까.

쉽게 생각하면 아파트 10동 짓는데 설계 전문가, 감리 전문가 같은 사람 빼놓고 막노동 하시는 분들이 분야별로 수백명 필요한 것과 같다.

그 막노동 하는 분들이 없으면 아파트 짓는 건 불가능한 것처럼.

 

단순 코테 수준 이상 인력을 쓰는 방법

단, 저런 리그는 커뮤니티 칼리지 ~ 전문대, 아니 심지어 고졸이어도 자기 역량만 있으면 통과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한다.

대학에서 배우는 수학, 통계학이 그다지 필요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의 문제는 구글, 마소 같은 곳들이 쓰고 있는 초A급 인재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A급 업무로 매출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대기업이 없다는데 있다.

그러니까 초A급 인재들이 탈출하고, 한국에는 C급 인재들이 ‘데이터 사이언스는 코테가 필수’인 시장을 담합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몇 년 전, 국내 SKP 학석을 거쳐 미국 명문대 수학 박사를 했던 분이 S전자를 들어가기 전에 몇 번 만나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들어가서 하게된다는 업무는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수율 안 나오는 문제를 잡는 거라고 했던 것 같다.

지난 몇 년 사이에 많이 성장하셨으면 좋겠지만, 당시에 보고 있다던 논문 수준도 그렇고, 풀어야 하는 문제의 내용도 그렇고,

고작 저걸 하겠다고 대한민국 최고 스펙급인 수학 박사를 투입하고, 정작 그 수학 박사는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는게

뭐랄까, 닭 잡는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것도 아니고, 닭 잡는데 직지심체요절을 쓰는 느낌이었다.

(참고: 직지심체요절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직지심체요절은 원본을 박물관에 두고 사본으로 고려시대 불교 문화 이해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써야하는 인류 문화 유산인데,

왜 난데없이 닭 잡는데 쓰고 있지? 거긴 칼 써야지?

 

내가 같은 문제를 만났던 고위직 임원이었으면 4k, 8k 해상도로 이미지를 뽑았을 때 실제로 문제 있는 기판을 발견할 수 있는지부터 먼저 확인한 다음,

확인 가능하다고 하면 그냥 고해상도 이미지 찍은 다음 하나씩 이미지 비교하는 방식으로 오차율 x% 나오는걸 찾고 끝냈을 것이다.

업무 기획에 길어봐야 1주일, 전체 시스템 완성에 길어봐야 1달이면 끝나는 업무다.

이건 뭐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필요없고, 반도체 기판 현장에서 오래 구른 직원한테 멀쩡한 기판과 아닌 기판을 눈으로 구분한 이야기를 듣고,

실제로 그게 맞아들어가는지 점검하고는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을 어디 Library 복붙해와서 붙이면 끝난다.

물론 회사 속 사정이 있어서 시간이 더 걸리긴 하겠지만, 최소한 정수론으로 수학 박사 하신 분을 거기 투입하면 안 되지 않나?

 

제조업 중심의 대한민국, 산업 구조조정에 실패한 대한민국, 신규 산업용 인력이 없는 대한민국

실리콘밸리라고 저렇게 황당한 사건이 안 일어나는건 아니다.

난 처음 갔던 직장에서 Data Engineer인 보스가 나한테 이상한 소리하길래 아, 잘못왔구나 싶어서 바로 탈출한 기억도 있고,

고작 2변수 Correlation 구하는 scalar 계산식을 놓고 ‘Look, how complicated the equation is’라며 자기가 많이 안다고 으쓱대던 UCB 석사 출신 공돌이를 만난 적도 있다.

그런 사건을 만나면 너무 충격이기 때문에 바로 도망가고, 계속 그렇게 도망가는걸 보고 누군가는 정신을 차리는게 그쪽 분위기였다.

아니면 투자금이 날라갈테니까.

 

한국에서는 저런 실력인 사람도 ‘정치질’과 ‘화려한 보고서’로 오랫동안 살아남아 있다.

거기다 노동법은 그런 무능한 인력이 끝까지 기업에서 버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이 더 이상 그렇게 무능한 인력들 갈아넣기로 버틸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성장기 한국을 지탱했던 것이 경공업 → 중화학공업을 거치며 완성된 제조업 근간인데,

당시야 인건비가 저렴했으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었겠지만,

한국도 먹고 살만한 나라가 되면서 그런 저임금 직장에는 애들이 발을 들여놓질 않는다.

속칭 ‘ㅈ소기업’이라며 모욕적인 비난을 하는 것도 ‘죽어도 거기는 안 간다’는 생각들을 하기 때문일텐데,

인력을 못 뽑아 진작에 망했어야 할 곳들이 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아서 지난 10~20년간 명맥을 유지했다.

 

지난 7월 14일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님 설명대로 한국이 산업 구조조정에 실패해서 아직도 제조업을 붙잡고 있는게 문제인데,

그나마 중국 특수가 있어서 10~20년을 더 버텼던 것을 중국 수출이 절망적으로 주저앉으니까 이제서야 깨닫고 있는 상황이 됐다.

 

큰 틀에서는 생산성 낮은 제조업이 망하고 고급 인력들을 쓰는 선진국형 서비스업, R&D 산업으로 넘어가야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정치질’, ‘화려한 보고서’로만 버티는 인력들을 직장 밖으로 내쫓아야 한다.

‘ㅈ소기업’들은 인건비가 저렴한 동남아 일대로 일괄 이전하고, 국내에는 고급 인력들 위주로 돌아가는 직장이 남아야 하는데,

가만 보면 그게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스티브 잡스에게 ‘미국에서 아이폰을 만들 수 없냐?’고 질문했을 때

스티브 잡스가 단칼에 ‘That’s not gonna happen’이라고 잘랐었다.

미국에서 기술력을 갖고 디자인까지 완성한 다음,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조립하는 구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지금도 비싸다고 욕 먹는 아이폰 가격이 지금보다 5배, 10배는 더 뛰어버릴 것이다.

 

그냥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

다시 위의 표현으로 돌아와보자.

대기업가는데 저런 거 필요없다.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

아마 구글, 애플, 마소 같은 곳들이 커뮤니티 칼리지 출신 인도 개발자들을 7~8만 달러에 미국에서 채용하는 이유는,

인도 같은 곳에 완전히 외주로 넘겼을 때 자칫 보안 문제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그 외에 커뮤니케이션 비용 등등 다른 이유가 더 있을 것 같은데, 잘 몰라서 미안하다)

 

그런 인력 운용 문제까지 해결되면 굳이 미국에서 7~8만 달러 연봉을 지급하는 대신 50만 루피 (대략 6천 달러) 연봉을 주면서 인도 현지 채용을 해도 되지 않을까?

참고로 인도의 1인당 GDP는 2021년 기준 2,256달러다. 50만 루피는 몰라도 100만 루피면 지원자가 구름떼처럼 몰릴 것이다.

실제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형 R&D팀이 인도 뱅갈로르 같은 곳에 여럿 배치되어 있다.

애들 인터뷰하는걸보니 나도 회사 좀 더 커지고 나면 인도에 R&D팀 만들고 싶더라.

 

내가 한국인이니까 한국인 뽑아쓰고 싶지만 우리나라 IT업계 주요 기업들 다닌다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스터디 블로그를 보면

유럽 주요 명문대나 SIAI에서 학부 2학년한테 가르치는 내용을 못 따라와서 쩔쩔매고 있다는게 눈에 보인다. 그런 애들을 왜 쓰지?

저 스터디 하는 분들이 다루는 내용이 위에 링크 건 SIAI의 학부 2학년 or MBA 첫 학기 기말고사에 다루는 내용인데,

명문대 교육없이 자기들끼리 스터디만해서 저 기말고사 문제를 A학점대로 풀어낸다면 기적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런 고급 교육을 받아도 못 풀고 학교에서 쫓겨나는 애들을 학위 과정 중에 수십 명도 더 봤었기 때문이다.

코딩, 단순 개발이야 혼자 공부해도 아무 상관없지만, 저런 지식은 스터디 따위로 해결되는게 아니라, 논문을 시험문제로 만드는 명문대 고급 교육과정을 살아남는 극소수만이 현장에 쓸 수 있는 지식이 된다.

 

‘대학에서 배운 건 현장에서 전혀 쓸모없다’는 생각을 하는 국내 기업과, ‘어떻게 저렇게 대학 교육을 현장에서 쓰지?’라는 생각이 드는 글로벌 탑 기업들의 결과물들에서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다닌 학교가 그런 고급 교육을 한 학교, 그 교육에서 살아남은 인재를 뽑아야지, 막연히 ‘너무너무 하고 싶다’며 스터디 중에 ‘어렵다’고 징징대는 상태인 직원을 왜 뽑아야하나?

이런 지식 & 응용은 0.99일 때는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에 ‘쓸모없다’고 무시하는 반면, 1이 되는 순간 어떻게 써야하는지가 ‘직관’이 되어 술술 흘러나온다.

1이 된 적이 없으니 내 말이 거짓말 같겠지만, 그래서 여기저기서 SIAI 교육을 다들 욕을 하는거겠지만, 날 믿기 싫으면 글로벌 탑 기업들의 결과물에라도 설득이 되길 바란다.

 

그나마 저 분들은 한국이라는 악성 토양에도 불구하고 저런 지식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으니 한국 평균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인데,

‘스터디’에 시간 버리지 말고 하루 빨리 괜찮은 학교로 유학가서 고급 교육을 받으시길 바란다.

국내 대학 중에 당신이 알아야 하는 지식을 가르치는 곳은 없다고 잘라서 말할 수 있다.

학부에서 그거 가르치면 벽치기, 대학원에서 가르치면 학벌 세탁하러 왔던 애들이 다 도망가니까 실력파 교수들이 포기한지 오래됐다.

실력있는 교수님들 대부분도 생활인이기 때문에 먹고 살려고 프로젝트에 집중하지, 그런 고급 교육 자료 만드실 시간도 없다.

당신이 ‘스터디’에 그렇게 시간만 버리고 있는 사이에 고급 교육을 받은 애들은 2년 석사 동안 훨씬 더 많은 지식을 쌓는다.

위의 저 3과목은 유럽대학 학부 2학년, 미국대학 학부 3학년 교육에서 고작 3개월치 교육 분량 밖에 안 된다.

몇 년 안에 그렇게 고급 교육 받은 애들이 치고 올라올텐데, 아무리 한국이 기술 후진국이어도 그런 애들 놔두고 당신을 써야 할 이유는 빠르게 사라질 것이다.

 

위의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4년제 대학 출신들이 저렇게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라는 관점으로 대학을 다녔다면,

사실상 4년제 대학에서 가르치는 수학, 통계학 기반의 고급 학문을 이해할 수 있는 역량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이다.

 

내가 평생의 내공을 쏟아 만든 교육이 쓸모없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딱히 좋은 감정이 생길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저들도 피해자들이다.

그리고 그 원흉은 데모질만 하고 공부는 하나도 안 했던 586, 686들이고.

그들이 대충 적당히 논리만 따져보면 충분한 수준의 지식으로만 세상을 살아온 탓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술 후진국에서 한 발도 더 나가지 못했다.

삼성 같은 대기업이 20년간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키운 반도체, 현대자동차가 20년 올인해 키운 자동차 정도가

해외에 수출 경쟁력을 갖춘 상품들이고, 그 외에는 영미권 학부 저학년 수준 교육을 ‘스터디’하는게 국내 탑급 기업 직원들 수준이다.

기업 기술력을 벤치마킹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고작 학부 저학년 수준 자료를 담은 ‘블로그’ 들을 읽고 ‘스터디’를 하는게 한국에서 1등회사라는 곳들을 다니는 분들의 현주소인데 글로벌 경쟁력을 어떻게 갖추지?

바보 10,000명 모으면 천재 1명 나오나?

 

예전엔 대기업 오너들이 깜깜이들이라 한국을 이렇게 골로 보내고 있다, 정치인들이 싸움질만해서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요즘은 정치인은 여전히 면죄부를 주고 싶진 않지만 최소한 대기업 오너들은 피해자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나도 뭘 하나 해보려면 인력을 못 뽑겠고, SIAI 학생으로 와 있는 대기업 직원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거기 사정이 딱히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인력이 없는데, 애들이 다들 ‘코테만 통과하면 된다’는 생각에만 빠져 있는데, 어디서 A급 인력을 뽑아서 일을 시키지?

나처럼 이것저것 다 공부하려면 젊은 시절 인생 10년을 버려야 하는데, 대기업 오너들이 무슨 시간이 있어서 10년씩 인생을 버리나?

그냥 당장 돈 되겠다 싶은 사업에, 당장 써 먹을 수 있는 인력들 붙여보는게 기술 후진국인 한국에서 낼 수 있는 최대치겠지.

 

해결책? Difficult(어려운 업무)라서 3D 업종이 된 일을 할 수 있는 인재 양성 

예전엔 3D 업종이라고 하면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업종이라고 생각했었다.

여전히 Dirty, Dangerous는 관련이 없는 업종인 것 같긴 한데, 요즘은 Difficult 부분에서 좀 의문이 든다.

내가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일들이 내 눈에는 쉬워서, 귀찮아서, 이런건 너네가 좀 해라고 휙 던져주는 업무에 불과한데,

내가 하는 효율의 5% 만들어내기도 힘들어하는게 보이니까, Difficult라는 단어가 머리 속을 떠나질 않더라.

내가 시키는 일도 3D인가?

 

글로벌 시장 도전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게 한국에서 3D 업무 중 하나라면,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웃기는 사실은, 미국, 영국 같은 A급 선진국을 지탱하는 초A급 기술 인력들 중에 인도, 중국 같은 아시아 인력들이 엄청나다는거다.

자국에서 자신의 역량을 다 쓸 수 있는 기회를 못 찾아서 나라를 탈출한 애들. 그런 애들로 그 나라들이 기술 선진국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저 위의 살아남은 3명은 국책연구원 중에 유학파 박사들 모인 곳이 아닌 그 어떤 국내 직장을 가도 인력들 수준 때문에 충격을 먹을 것이다.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이 나라에 그런 초A급 기술 인력들이 갈 만한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

닭 잡는데 직지심체요절을 쓰는 그런 황당한 인력 배정하는 직장이 아니라.

그런데, 당신들 모두가 그런 인재가 아니라서 어디에 어떻게 그런 인재를 써야하는지 조차도 모른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해결책?

3D가 된 Difficult 업무를 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면 된다. 전 인구의 1% 정도만. 나머지는 어차피 막노동이잖아.

1%의 알짜 인재들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면 한국 사회의 기술 부채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그 1%만.

그 1%들이 한국에 안 들어오고, 정부 산하 연구소로만 도망가는 그 현실을 깨뜨릴 수만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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