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치로 얻은 신입생 선발 원칙

이번 2022-2023학년도 신입생을 받으면서 알게 된 사실 중 특이사항 2가지를 뽑으면,

  • SIAI 교육이 통계학, 경제학을 가르친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 영어로 교육이 이뤄지는 것에 엄청난 압박을 느끼고 있다

정도 인 것 같다.

 

통계학, 경제학을 가르친다고?????

우선, 통계학, 경제학이 Data Science의 일부와 겹치기 때문에 가르치는 것은 맞는데,

우리 SIAI에서 배우는 내용이 뭔지 알고 있냐는 질문에,

“통계학, 경제학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는 학생을 굳이 뽑고 싶지는 않더라.

정확하게는 통계학 중 계산통계학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응용통계학, 경제학 중 Data Science에 쓰이는 계량경제학만 골라 가르치고 있고,

전체 커리큘럼에 많아봐야 초반부 30% 남짓에 불과한데도, 밖에서 잘 모르고 떠드는 사람들에게 현혹될 수준이라는 뜻일테니까.

그렇게 남들에게 휩쓸리는 수준으로 기본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면, 살아남을 확률이 0%에 수렴하지 않을까?

 

학부 초명문대 중 한 곳에서 경제학, 응용통계학 전공을 한 어느 학생이

2nd term의 Scientific Programming 수업에 나오는 계산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계산법의 진화를 잘 이해 못해서 버벅이는걸 봤었다.

초반부의 응용통계학 일부, 계량경제학 일부는 잘 따라왔는데, 계산통계학 기초는 학부 시절에 배운 적이 없으니 당황했겠지.

몇 주 더 지나서 Recommendation engine 프로젝트하는데 MSE와 Computational cost 엮어서 계산방법론 비교하는걸 보면 제대로 이해한 것 같긴한데…

계산비용이라는 컨셉을 아마 우리나라에선 컴퓨터 과학하는 분들만 익숙한 개념으로 쓰시는 것 같던데,

모쪼록 자기 힘으로 학부 전공의 틀을 벗어나 Multi-전공 지식이 필수인 Data Science의 다른 지식들을 흡수하게 되길 바란다.

 

얼마 전, ML 수업 강의노트 중 한 장을 첨부하면서 Tree 계열의 모델들이 가진 장단점을 기반으로 어느 전문가라는 분의 의견을 비판한 적이 있다.

원래부터 SNS에 관심이 없어서인지, 직접 찾아가보질 못해 그들이 뭐라하는지, 그쪽에서의 논의는 모르겠지만,

우리 TA와 몇몇 학생들을 통해 전달받은 내용을 미루어 짐작컨데,

개발자 (at least 공대) 출신인 분이 그간 대기업의 Data Scientist 타이틀을 들고 있다는 이유로 여러 사람들에게 Opinion leader였고,

이번에 내 논리에 대한 반박 건을 겪으며 계산통계학 이해도에 한계를 보여줬던 것 같더라.

 

내 입장에서 좀 웃긴 부분은, 통계학이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고 했을 때,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 난 통계 전공자가 아니니까)

  • 수리통계학 (수학적인 논리에 기반한 통계학, 수통)
  • 응용통계학 (사회과학을 위한 통계학, 응통)
  • 계산통계학 (컴퓨터를 이용하는 통계학, 계통)

으로 나눌 수 있을텐데, 당연히 세부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초 통계학 지식이 필수적이니 서로 연결되어 있긴 하지만,

그 중에서 계산통계학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통계학과에서 쫓아내서 공대로, 컴퓨터 공학과로 몰아냈던 전공이다.

그나마 최근들어 Data Science 바람이 불면서 통계학과가 Bayesian stat만 계산통계학이 아니라, ML, DL도 계산통계학이라고 인정해주던데,

이쪽 지식을 배우던 시절에 계통 계속 파면 한국에 교수 자리 없겠구나 싶었던 내 입장에선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근데, Data Science에 통계학 필요도가 5할이라고 치면, 그 중 기초+계산통계학이 80%는 차지할텐데,

왜 컴퓨터 공학과 출신들 중에 Data Scientist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계산통계학을 모른단 말인가?

 

통계학과에서 지난 몇 십년동안 Robustness 떨어지는 학문이라고 무시하고 몰아냈던 계산통계학을

너네가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만큼 수학, 통계학 훈련도가 안 갖춰져 있는 상태인데,

그럼 너넨 도대체 대학에서 뭐 공부한거야? 교수들은 뭘 가르친거고?

그래놓고 너네가 계산통계학이 주력 방법론인 AI/Data Science의 주인이라고?

계산통계학을 빌려다쓰는 Mathematical Finance 공부했던 나도 방계 자식이라고 항상 눈치보며 사는 판국인데…

너넨 주인이면 나보다 더 잘 알아야지…

 

그런 인력이라도 뽑아서 Data Scientist 타이틀 달아주고 프로젝트를 돌려야하는 대기업의 인재 사정도 깝깝하다 싶지만,

(세상에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인력을 뽑을 수 있는 회사가 어딨으랴… 그런 인재는 명문대 교수하고 자기 사업 하겠지.)

그 전에 왜 멀쩡하게 통계학 훈련 잘 받은 애들이 그런 groundless 지식인들의 발언에 집중하고 사느냐는거다.

그런, 주인 행세하지만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 “주류”가 되다보니, 내 입장에선 황당한 정보가 퍼져

우리 SIAI 교육을 “통계학, 경제학”을 가르치는 곳이라는 평을 들은 학생들이 상당 수 있는 거겠지.

 

앞으로도 우리 SIAI 교육의 핵심이 계산통계학을 다양한 방식으로 쓰기 위해 응용통계학, 경제학, 마케팅, 인사, 법학, IT서비스 등등을

두루두루 묶은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오는 학생들은 일괄 탈락시키는게 맞는 것 같다.

Groundless 지식인들 이야기만 듣고 살던 애가 어떻게 우리 교육을 따라올까?

 

그간 경험상, 미리미리 준비하면서 열심히 자료조사하고 탄탄하게 준비된 케이스가 아니라,

1-2달 정도, 심하게는 1주일 남짓 블로그 대충 쓰윽 훑어보고 들어오면 거의 다 중도포기하더라.

그 분의 돈도 아껴드리고, 우리 학교 졸업율도 높이는 윈-윈을 선택하고 싶다.

 

영어로 가르친다고 그래서….

지원자 중 어느 학생이 설명회에 들어와서 영어로 발표 수업 해야되냐고 벌벌 떠는 투의 질문을 하던데,

쫄아있는 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서 매우 심하게 기분이 나빴다.

 

학부 시절, 박사 유학 가겠다는 우리 과 여자애 하나랑 간호학과 여자애들 둘이 고급 영어 수업 중에 발표를 하는데,

아예 스크립트를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종이에 써 온 다음에 그걸 읽고 있더라.

뭔가 질문하고 싶은게 엄청 많은, 구멍이 숭숭 뚫린 발표였는데, 준비 안 된 질문하면 터질까봐 미안해서 질문하는걸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놓고 학기 말에 “이 수업 교수님 학점 엄청 짜지 않나요?”라고 묻던데, 그 이후로 인간 관계를 단절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교수의 학점 배분 욕하기 전에 너네가 S대 졸업장 달고 다닐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곧 튀어…

 

영어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이, 이렇게 좀 봐주면서 졸업시켜주겠지 헤헤헤~ 이런 느낌으로, 뭔가 우리 SIAI 무시한다는 느낌이 팍 들던데,

비영어권 출신자 졸업요건 중 하나인 영어 토론 수업도 영국인 석사 학위자까지 모셔와서 배정해 놨으니, 알아서 살아남으시길 바란다.

전형적인 Oxbridge 엑센트를 구사하셔서 참 맘에 들더라.

 

날 더러 어렵게 가르치니, 지식이 너무 어려운데 거기다 영어로 다 적혀있고 어쩌고 그러던데,

정작 그 내용들 거의 대부분은 소위 말하는 영미권 명문대의 학부 고학년 과정, 아니면 STEM MBA 과정 수준에 불과하다.

MIT, Stanford, Harvard, UChicago, Oxford, LSE 같은 학교들에서 학부에 가르치는 자료들 중 외부 공개된 것들 모은 다음,

내가 생각하는 Data Science 커리큘럼에 가까운 내용들을 놓고 다시 고쳐 쓴 노트들에 불과하다.

저런 명문대 졸업장은 갖고 싶고, 근데 공부는 그 수준으로 가르치지 말고, 적당히 대충대충 하고 싶고?

 

학부 시절, UChicago 경제학 박사 하신 김대일 교수님 수업이

자, Cournot competition model을 봅시다. MC가 given일 때, 아니 Simplify하는 관점에서 equal 0으로 놓고, Demand curve에 따라 MR을 derive하면…

이런 식으로, 조사만 한국어고 문장의 모든 핵심 단어는 영어였다.

지금 한국은행 총재를 하시는 이창용 교수님이

거시경제학 교과서 좋은 책은 정말 많아. 우리 정운찬 교수님, 이지순 교수님 책도 참 좋지. 근데, Blanchard 교과서가 한국어 번역이 없어서 일부러 이걸 골랐어. 너네가 앞으로 영어로 말은 잘 못해도 지식은 다 영어로 읽고 습득해야 될텐데, 학부 때 교과서라도 이렇게 시작해야지 너네가 앞으로 졸업하고도 계속 지식인으로 살 수 있을꺼야.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 계속 서울대 출신이라고 똑똑하다고 우기고 살기는 어려운 세상이잖아 그치?

 

영어 단어를 문장에 섞어 쓰면 유식해보여서 그렇게 강의하신게 아니라,

이런 고급 지식 대부분이 영어로 개념이 만들어져 있고, 번역을 하면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기 굉장히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영어로 지식을 계속 공부하다보니 아예 말투가 그렇게 굳어지신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아니 주변에 공부 꽤나 했다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게 된 질병(?)이다.

 

Lemon market이라고, 정보 부재로 사기꾼을 잘 못 걸러내는 시장에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상황을 뜻하는 게임이론의 개념을,

“개살구 시장”으로 번역하신 교수님이 있는데, 60-70년대 대학을 다니신 분들께는 개살구가 비슷한 느낌일지 모르겠으나,

MZ세대 중에 개살구를 실제로 눈으로 보고 먹어 본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매우 뛰어난 번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가 바뀌니 효용이 사라진 번역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나가며 – 앞으론 더 깐깐하게 뽑아야겠다

밖에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깜냥대로 떠드는 인간들 때문에 학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퍼진 것이 좀 안타깝지만,

어차피 가붕게가 배울 수 있는 지식도 아니고, 미리 탄탄하게 준비하고 도전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만 살아남는 걸 봤으니,

자기 힘으로 이상한 소리를 못 걸러낸, 제대로 조사할 역량도 의지도 없는 사람들은 좀 더 빡빡하게 거르자고 결론을 냈다.

나도 잘난 거 하나 없는 주제에 이렇게 못 된 짓을 하고 싶진 않지만, 이게 ‘윈-윈’이라는 경험치가 쌓였다.

 

더불어, 영어 못해도 졸업시켜주겠지 헤헤헤~ 같은 마인드로 학교를 만만하게 보는 애들도 싹 쫒아내야지.

학부 시절 교수님 지정 교과서는 영어라고 안 보고, 고시 전용 한국어 교과서들 봤던 애들 있는데, 지금도 별로 알고 지내고 싶지 않다.

10년, 20년이 지나도 알고 싶지 않은 학부 동기들처럼 얍샵한 마인드를 갖춘 애들을 굳이 손해보며 운영하는 학교에 받아 줄 필요가 있을까?

 

너네가 S대 졸업장 들고 다닐 자격이 있냐고 묻고 싶었던 그 때처럼,

너네가 SIAI 졸업장 들고 다닐 자격이 있냐는 질문을 받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만 졸업장을 받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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